목회칼럼
라하브라에서의 첫 예배를 앞두고… 2021.10.31 | 좋은비전교회
페이지 정보

본문

라하브라에서의 첫 예배를 앞두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라푸엔테(LaPuente) 시대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라하브라(LaHabra) 시대를 앞두고서 다시금 백범 김구 선생이 애송하셨던 한시를 떠올렸습니다.
踏雪野中去 不須 胡亂行
(답설야 중거 불수 호란행)
눈 덮인 들판 가운데를 걸어갈 때는 부디 난잡하게 행하지 말게나
今日我 行路 遂作 後人程
(금일 아 행로 수작 후인정)
오늘 내가걷는 이 길은 마침내 뒤따라 오는 이들의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라네.
이 시는 한 번도 걸어가 본 적 없는 라하브라의 깨끗한 설원 위에 우리 교회와 우리 1세대가 어떤 신앙의 발자국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살아가는 매일매일의 삶과 우리가 걷는 모든 걸음걸음은 우리 뒤를 따라오는 다음 세대에게 신앙의 이정표와 길잡이가 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늦은 밤, 아무도 없는 새 교회를 찾았습니다. 기도의 무릎을 꿇는 순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여긴 어디? 나는 누구?”였습니다. 두 교회의 통합, 올슨사(Olson)와의건물 매각과 루터란교회 건물 매입, 그리고 속전속결로 진행된 교회 리모델링 공사와 대대적인 이사 등등…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그 모든 일들이 때때로 멈칫멈칫했으나, 돌아보면일사천리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나서 고개를 든 생각은 “이제 앞으로 어떡하지?”였습니다. 라푸엔테를 떠나 라하브라에서 펼쳐질 새로운 장(The New Chapter)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벅찬 것도 진심이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동시에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도 내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빛의 속도로 나에게 보내신 하나님의 말씀,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사41:10)
좋은비전교회의 다음 장(The Next Chapter)을 저는 알지 못하지만, 단 한 가지 확실히 아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의 원작자(The Author)이신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와 함께 하시고, 굳세게 하시며, 도와주시고, 붙들어 주시리라는 것, 이 믿음만은 분명히 있습니다.
이제 우리 앞에는 한번도 걸어가 본 적 없는 라하브라의 깨끗한 설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 위에 하나님과 좋은비전교회가 한걸음 한걸음 동행한 발자욱이 또렷이 남겨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