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슬프고도 특별한 도시> 2021.09.12 | 좋은비전교회
페이지 정보

본문

<슬프고도 특별한 도시>
영화 <모가디슈>를 보고
며칠 전, 둘째 딸 아이를 대학 기숙사에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길에 아내와 함께 영화관에 들렀습니다. 최근 무척 보고 싶은 영화가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망설이다가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가지고 조심스럽게 영화관으로 들어섰습니다.
영화 <모가디슈(Escape from Mogadishu)>는 1991년 1월, 아프리카의 동부에 위치한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일어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한국 대사관과 북한 대사관 생존자들의 생사를 건 탈출이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제가 이 영화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이유는 소말리아의 내전이 발발한 지 5년이 지난 1996년 1월에 제가 바로 그 <모가디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일본 유학을 준비하고 있던 저는 단기 선교로 케냐와 소말리아에 갔다가 소말리아의 수도인 모가디슈에 2주간 체류했었습니다. 모가디슈에서의 사역 마지막 날 노을지는 저녁, 저는 숙소의 옥상에서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유학이 아닌 신학대학원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그날 이후, 소말리아의 모가디슈는 제 마음에 언제나 소중한 장소로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갑작스럽게 일어난 내전으로 모가디슈 주재 북한 대사관이 반란군들의 무차별 공격을 당하여 부득불 한국 대사관저로 긴급히 피신을 가게 됩니다. 서먹서먹하고 서로를 경계하는 팽팽한 긴장감 가운데, 남북한 대사관 직원들과 그들의 가족이 아무 말없이 식사를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근데 한국 대사의 부인이 깻잎 김치를 먹을 때, 북한 대사의 부인이 깻잎에 붙은 깻잎을 떼어주는 모습에서 저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그래, 우린 원래 한 민족이었는데…”
어느 강의에서 들었던 문장입니다.
“베어 버리려고 생각하면,이 세상에 잡초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품으려고하면 꽃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이 세상은 뽑아 버려야 할 잡초로 가득한 곳이기도 하고, 반대로 이 세상은 아름다운 꽃으로 가득한 곳이기도 합니다. 생각과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마스크 꼭 착용하시고, 생존이 실존인 영화 <모가디슈>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