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2025.08.03 | 좋은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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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월을 마치고)
‘나는 나답게 살고 있는가?’
‘나는 진정 나로서 살아가고 있는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대로 살아도 되는 것인가?’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목회해도 되는 것인가?’
제 안에 쏟아지는 물음들 앞에 쉽게 대답을 할 수 없었던 저에게 이번 안식월은 ‘영혼의 숨고르기’ 시간이었습니다. 숲을 나서야 비로소 숲이 보이는 것처럼, 익숙한 곳을 떠나야 비로소 보이고, 들리고, 깨달아지는 진실이 있었습니다.
지난 6주간의 안식월은 바로 그런 경험이었습니다.
이제 교회 강단으로 돌아올 날을 앞둔 안식월의 마지막 주간, 책을 읽다가 미당 서정주 시인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처럼’이라는 시를 만났고, 그 가운데 한 구절이 제 마음 깊숙이 스며들었습니다.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시인은 ‘연꽃을 만나러 가는 바람’이 있고 ‘연꽃을 만나고 가는 바람’이 있어서 둘 다 바람이지만 서로 다른 바람이라 합니다.
바람은 어디를 거쳐 왔느냐에 따라서 서로 다른 향을 품습니다. 바다를 만난 바람은 바다 향기를 품고, 연꽃을 만난 바람은 연꽃 향기를 품고 돌아갈 것입니다.
안식월의 시간을 지나 다시 교회로 돌아오는 최목사에게서 우리 성도들은 어떤 향기를 맡게 되고, 또한 어떤 향기를 기대하고 있을지… 살짝 부담이 되긴 하지만, 어떤 향기이든지 목사다움과 그리스도인다움을 머금은 향기이면 좋겠습니다.
제가 안식월을 보내는 동안,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와 소망의 인내로 교회를 섬기시고, 변함없이 기도와 찬양, 예배의 자리를 지켜주신 온 교우님들께 깊은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의 헌신과 기도가 저에겐 은혜의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