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나비의 날갯짓 2025.09.21 | 좋은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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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리 교회 화단을 지나는데, 눈 앞에서 팔랑팔랑 날갯짓하다가 꽃 위에 사뿐히 내려앉는 나비 한 마리에 시선이 머물러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삐뚤삐뚤
날면서도
꽃송이 찾아 앉는
나비를 보아라.
마음아.
(함민복 시인의 ‘나를 위로하며’)
짧지만 위로가 되는 이 시를 떠올리며 가만히 바라보니, 나비는 몸통에 비해 양날개가 지나치게 커서 작은 바람에도 쉽게 흔들리고, 이리저리 삐뚤삐뚤 날아다니는 듯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신이 원하는 꽃송이를 찾아내어 사뿐히 내려앉는 모습이 무척이나 대견하고도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우리 또한 ‘인생’이라는 이름의 낯선 길을 걸어가노라면, 우리에게 버거운 바람을 만나 이러저리 흔들리고 삐뚤삐뚤거릴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에도 날갯짓을 중단하지 않고 날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나비가 마침내 꽃송이에 내려앉듯 우리도 목적지에 가 닿을 수가 있습니다.
Joshua Tree National Park에서 본 밤하늘의 별들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한낮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수많은 별들이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보이기 시작했고,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와 손전등 같은 세상의 불빛이 사라지고 나서야 비로소 드러났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두워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밤하늘의 별이 그렇고, 하나님의 임재와 손길이 그렇습니다.
비록 교회 부속 건물의 부족과 시설물 사용에 어려움과 불편함이 있지만, 우리 교회는 나비처럼 하늘을 날기 위한 날갯짓을 계속 할 것입니다. 때로는 흔들리고 비틀거릴지라도 그 과정을 지나는 동안 우리의 믿음은 더욱 굳건해질 것이며, 어둠을 통과하면서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은혜와 길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