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마음을 비운다는 것

마음을 비운다는 것

July 19, 2020

[마음을 비운다는 것 ]

지난 주간, 위와 대장 내시경 검사를 했습니다.

검사일 하루전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다음날검사 시간까지 건더기가 있는 음식은 일절 금해야만 했습니다. 오후 3시에 둘코랙스(Dulcolax) 2알을 먹고, 오후 4시에 미라랙스(Miralax) 8.3 oz 를 게토레이(Gatorade) 64oz에 타서 완전히 녹을 때까지 잘 섞은 후, 매15분마다 한 컵씩 마시는 겁니다. 세 컵을 마시자 그때부터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하더니 화장실을열두 번도 더 들락날락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녁 8시에 둘코랙스(Dulcolax)2알을 다시 먹었습니다. 그날 밤, 숙면을취하는 것은 아예 포기하고, 밤중에 수시로 일어나 화장실에 가야 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대장을 완전히 세척하고 비우기 위한 작업입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화장실을시도때도 없이 들락날락하면서, ‘아…비우는 것이 이렇게나 어렵구나…’라는 생각을 새삼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마음을 비우는 일은 어떨까…’라는 생각에도 이르렀는데,인간이 과연 자신의 마음을 비워 언제나 깨끗한 상태로 살 수 있을까요? 욕심없이 순수한 동기와 의도를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인간관계의 모든 갈등과 분쟁은 마음을 비우지 못함에 있고, 인간이자유롭지 못한 것은 욕심과 탐심의 올가미에 매여 있기 때문입니다.

어릴 적 장기를 둘 때, 옆에서 훈수하는 자리에선 장기 알을 어디에 놓아야 할 지 너무나잘 보이는데, 정작 내가 직접 둘 때에는 길이 잘 보이지 않았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건 저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내가 상대와 경쟁하는 장기를 직접 둘 때보다 그냥 옆에서 남에게훈수할 때 장기 알을 둘 자리가 훤히 보이는 이유는 승부욕, 즉 욕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직접 상대방과 대국을 하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내가 이겨야 한다, 내가 이기고 말테야”라는 욕심이 생기고, 그것이 길을찾는 눈을 멀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날마다 성령을 의지하여 우리의 심령에 채워져 있는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비우고항상 우리의 영혼을 깨끗이 할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의 수(지혜)가 보일 것이고, 그 하나님의 수(지혜)로 인생의 장기를 둘 때, 우리는 진정한 자유와 기쁨을 경험할 것입니다.

최준우 목사는 현재 남가주에 위치한 좋은 비전교회 목회를 담임하고 있다. 오직 하나님만을 예배하는 예배 공동체,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하는 제자훈련 공동체, 다음 세대를 성경적 리더로 준비하는 차세대 공동체, 코이노니아의 기쁨이 넘치는 사랑공동체, 복음으로 세상과 이웃을 섬기는 선교 공동체를 꿈꾸며 오늘도 그러한 교회를 세우는데 헌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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