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See you again!

See you again!

April 9, 2023

See you again!

지난3월 19일 주일, 밤비행기를타고 아내와 함께 한국으로 급히 출국하면서부터 시작된 18일간의 일정…마치 태풍이 한바탕 휘몰아치고 지나간 것 같습니다. 그 여파로 몸과 마음이 아직 제자리를완전히 잡지는 못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는 소중한 나날들이었음은 분명합니다.

상한 갈대 같고, 꺼져가는 등불 같았던 아버지의 생명이 큰아들과 며느리를 만난 후, 조금씩되살아나시더니, 마침내 제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바로 전날(3월30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기시는 놀라운 기적도 목도했습니다.

“내가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 내가 너를 낫게하리니”(왕하20:5)라는 3월의 말씀이 저에게 이루어졌음에 감격하며감사기도를 드리고, 다음날 일찍 아버님을 찾아뵙고 다시 미국에 돌아갈 생각하며 잠을 청했는데, 불과 몇 시간 못되어 금요일(3월 31일) 새벽 1시에 병원에서걸려온 응급 전화에 모든 상황이 반전이 되고, 아버지의 연명치료는 또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인공 호흡기 재삽관, 혈액 투석,승압제(혈압을 올리는 약물) 투여 등등…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저희 자녀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끝까지 다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예정대로 미국으로 돌아오기로 한 날(3월31일) 아침, 다시 중환자실 병상에 누우신 아버지께 작별인사를 드리기 위해 찾았을때, 저는아버님 귀에 속삭이듯 기도를 했는데, 그것이 결국 임종기도가 되었습니다.

“너희는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내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요14:1-2) 아버지, 천국에서 다시 만나요.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많이 죄송합니다…”

큰아들의 기도와 인사에 전혀 반응이없으신 아버지를 뒤로 하고 떨어지지 않는 걸음으로 LA행 비행기에 올랐고, 11시간을 날아 LAX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기내에서 스마트폰을 켜는 순간, 40여통 쌓이고쌓인 카톡이 저의 확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몇 시간 전, 내가 하늘 어느 상공에 있었던 순간에 천국으로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공항에 저를 마중나오신 장로님의 품에안겨 어린 아이처럼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몇 시간을 기다렸다가 다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돌아갔습니다.

입관예배와 발인예배를 드리고, 화장한 후 하관예배를 드리며, 어머니의 산소 바로 곁에 아버지의재(ash)를 묻었습니다. 그리고 삼일째가 되는 날(삼우), 다시 산소를 찾았습니다. 아버지와어머니가 나란히 묻힌 땅 위로 봄비가 보슬보슬 뿌리듯 내렸습니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창3:17), “주께서 사람을티끌로 돌아가게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너희 인생들은 돌아가라…”(시90:3)는 창조주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오는 듯 했습니다.

2023년의 고난주간과 부활주일은 남은 저의 생애 동안 결코 잊혀지지 않을것입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천국에서 다시 만나요.See you again!”

지난18일 동안, 생명의 불꽃이 점점 꺼져가는 아버지와 소중한추억을 쌓고 마지막 작별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고, 또한 아버지의 천국 환송까지자식의 도리를 다하도록 모든 여건을 배려해 주신 좋은비전교회 모든 성도님들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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