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2024년 새해를 맞이하며…

2024년 새해를 맞이하며…

January 7, 2024

2024년 새해를 맞이하며…

‘하나님의 열심이 이를 이루리라!’

매년 새해 첫 주가 되면 여러분과 나누는 한시(漢詩)가 있습니다.

踏雪野 中去 不須 胡亂行

(답설야 중거 불수 호란행)

눈 덮인 들판 가운데를 걸어갈 때는 부디 난잡하게 행하지 말게나

今日 我 行路 遂作 後人程

(금일 아 행로 수작 후인정)

오늘 내가 걷는 이 길은 마침내 뒤따라 오는 이들의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라네.

조선 후기 이양연이라는 문장가가 지은 이 한시는 백범 김구 선생의 애송시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애송하는 시이기도 합니다. 이 한시를 읽다보면, 한 번도

걸어가 보지 않은 2024년이라는 깨끗한 설원 위에 우리는 어떤 발자국을 남길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우리가 남기는 모든

발자국들이 뒤에 오는 다음세대에게 좋은 길잡이와 이정표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꼭 가서 직접 보고 싶은 것 중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Sagrada Familia) 대성당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높은 성당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도 등재된 이 건축물은 ‘20세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불리우는 안토니 가우디 (Antoni Gaudi, 1852-1926)가 1883년부터 건축하였는데, 그는

이 대성당의 4분의 1 정도 완성되었을 즈음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리고 이 대성당은

가우디의 사망 100주년을 기념하는 2026년에 완공될 목표로 아직도 건축 중에

있습니다.

안토니 가우디는 자신이 시작한 대성당을 자신의 생전에 자기 손으로 완성하기 위해

그 어떤 무리수를 두지 않았습니다. 이 건물의 설계와 기초, 토대를 쌓는 일에만 43년을

쏟으면서 많은 부분을 남겨 두었는데, 어째서 그러는지를 묻은 이들에게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또 다른 종들을 통해 지으실 것이고 완성하실 것입니다. 이 교회는 제가

아니라 하나님이 지으시는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올해 우리 좋은비전교회가 붙드는 비전은 “하나님의 열심이 이를

이루리라”(사9:7)입니다. 우리의 열심과 노력으로 ‘이루어 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열심과 지혜로 ‘이루어지고, 세워지고, 지어져 가는 것’을 눈으로 보고 삶으로 경험하는

한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교회는 사람이 아닌 하나님께서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시작하시고, 그 시작하신 일을 하나님께서 반드시 이루십니다.

사랑하는 우리 교우 여러분,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것을 목도하는 2024년이 되기를,

그리고 하나님의 열심으로 이루어질 일들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새해가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최준우 목사는 현재 남가주에 위치한 좋은 비전교회 목회를 담임하고 있다. 오직 하나님만을 예배하는 예배 공동체,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하는 제자훈련 공동체, 다음 세대를 성경적 리더로 준비하는 차세대 공동체, 코이노니아의 기쁨이 넘치는 사랑공동체, 복음으로 세상과 이웃을 섬기는 선교 공동체를 꿈꾸며 오늘도 그러한 교회를 세우는데 헌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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