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이르면 알 수 없고, 알고 나면 이미 늦은 게 우리 인생”

“이르면 알 수 없고, 알고 나면 이미 늦은 게 우리 인생”

May 26, 2024

지난주간 고 이수호 장로님의 천국 환송예배와 하관예배를 드리면서, ‘우리 인간은 죽음 앞에 선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금 절실히 느꼈습니다. 우리의 육체는 흙으로부터 왔으니흙으로 돌아가고, 우리의 영혼은 하나님으로부터 왔기에 하나님께로 돌아갑니다.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歸天)’의 마지막 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 땅에 잠시 왔다가 돌아가야만 하는 존재입니다. 세상에올 때는 순서대로 왔지만 갈 때는 순서가 따로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막연한 긴장감 속으로 밀어넣기도 하지만, 이땅에서의 삶에 마지막 순간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 각자에게 허락된 삶을 보다 의미있고 보람있게 살아가게 만들기도 합니다.  

2024년 5월 5일, 좋은비전 야외예배의 날이 고인과의 마지막 주일이 될 줄은 꿈에도생각지 못했습니다. 점심식사 후, 온 성도가 잔디밭에서 레크레이션을하는 시간, 마침 이 장로님은 바로 제 곁에 계셨고, 게임을하는 내내 저의 손을 놓지 않고 꼭 잡고 계셨습니다. 그 당시, ‘장로님이왜 이리 내 손을 꼭 잡고 계시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는 한 주간이 지나갈 무렵인 5월 10일(금요일) 아침, 심한 복통으로 급히 응급실에 가신 이 장로님을 다음 날인11일(토요일) 새벽예배를 드리고 ICU를찾았을 때는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생명의 불꽃은 점점 약해져 12일(주일) 새벽 0시에 마침내 임종예배를 드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주일 1부 예배가 시작되는 오전 8시, 이장로님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병원에 들어가신지 이틀 만에 소천하신 것입니다.

‘이르면알 수 없고, 알고 나면 이미 늦은 게 우리 인생’입니다. 이렇게나 빨리헤어질 줄 알았다면… 장로님과 좀더 많이 교제하며 같이 시간을 보낼 걸… 뒤늦은 후회가 또다시 밀려왔습니다.

호스피스운동의 선구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그의 동료인 데이비드 케슬러가 함께 쓴 『인생 수업』이라는 책에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 또는사랑하는 사람들을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마십시오. 지금, 그들을 보러 가십시오.”

이르면알 수 없고, 알고 나면 이미 늦은 게 우리의 인생이니 조금이라도 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 여기에서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아 미루지 않고 바로 지금 사랑하고, 용서하며, 베풀고, 섬기며, 지금 그 사람을 보러 가야 합니다.

장로님의장례예배를 집례하며 다시 마음다짐을 했습니다.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하늘나라로 돌아가서 “주님,소풍 잘 다녀왔습니다. 정말 행복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리라고.

최준우 목사는 현재 남가주에 위치한 좋은 비전교회 목회를 담임하고 있다. 오직 하나님만을 예배하는 예배 공동체, 예수님의 제자로 양육하는 제자훈련 공동체, 다음 세대를 성경적 리더로 준비하는 차세대 공동체, 코이노니아의 기쁨이 넘치는 사랑공동체, 복음으로 세상과 이웃을 섬기는 선교 공동체를 꿈꾸며 오늘도 그러한 교회를 세우는데 헌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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